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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뇨병과 술,담배 괜찮을까? 당뇨약 먹을 때 알아야 할 5가지

    당뇨병과 술, 담배는 함께 할 수 없는 것일까? 사실, 당장 오늘 저녁에도 회식이 있고 업무 스트레스는 턱밑까지 차오르는데 술과 담배를 한순간에 칼로 두부 자르듯 끊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요?

    제 주변에도 본인이 당뇨약을 먹고 있는 당뇨병 환자인 줄 알면서도 당뇨병과 술, 담배는 절대 끊을 수 없다며 계속 술을 마시고, 담배 피우는 것을 즐기는 분들이 계십니다. 술과 담배는 힘든 일상을 견디게 해주는 인생 최고의 낙 중 하나라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분들이 스스로 합리화를 하기 시작합니다. “소주는 단맛이 없으니까 당 수치가 안 올라가지 않을까?” “담배는 칼로리가 제로인데 혈당이랑 무슨 상관이야?” “요즘 나오는 전자담배는 타르가 없으니 괜찮겠지?” “당뇨병과 술, 담배는 아무 관계 없어”라는 식의 생각입니다.

    이처럼 우리가 어설프게 알고 있던 이 잘못된 소문들이 사실은 내 몸을 조용히 망가뜨리고 있었던 것을 모르고 지나치기 쉽습니다.

    당뇨병과 술 담배 조합이 왜 내 몸에 치명적인지, 그리고 현실적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기초 원리부터 구체적인 행동 방법까지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

    술 마신 다음 날 아침, 공복 혈당이 낮게 나오는 진짜 이유

    당뇨병과 술

    많은 당뇨 환자분들이 술을 마실 때 크게 착각하는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어? 어제 소주 한 병 마셨는데 오늘 아침 공복 혈당이 왜 이렇게 낮지? 술이 체질에 맞나?” 하고 고개를 갸우뚱하는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건 몸이 좋아진 게 아니라 간이 비명을 지르며 뻗어버린 아주 위험한 신호입니다.

    우리 몸의 간은 크게 두 가지 중요 작업을 수행합니다. 하나는 몸에 들어온 독성 물질을 해독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식사를 안 할 때 간에 저장해둔 당분을 조금씩 피로 보내서 혈당을 일정하게 유지해주는 일입니다.

    그런데 술이 들어오면 간은 알코올을 ‘최우선으로 치워야 할 독극물’로 지정합니다. 그래서 당분을 만드는 일을 완전히 손 놓고, 오직 알코올을 해독하는 데만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습니다.

    이때 당뇨약을 드시거나 인슐린 주사를 맞는 분들에게 비극이 생깁니다. 약 때문에 혈당은 계속 내려가는데, 간이 포도당을 보충해주지 않으니 혈당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 겁니다. 이걸 바로 ‘알코올성 저혈당‘이라고 부릅니다.

    특히 자는 동안 이 저혈당이 찾아오면 정말 위험합니다. 식은땀이 나고 손이 떨려도 술기운에 취해 자느라 깨지 못하고, 심하면 수면 중 의식을 잃거나 뇌 손상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만약 평소에 당뇨 환자 저혈당 증상과 응급 대처법을 숙지해두지 않았다면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습니다.

    물론 술자리 초반에는 맥주나 막걸리, 과일주처럼 당분이 많은 술을 마시거나 삼겹살, 치킨 같은 고칼로리 안주를 먹어서 혈당이 300 이상 솟구치는 ‘혈당 스파이크’가 먼저 터집니다.

    즉, 술은 ‘마실 때는 혈당 폭발, 자고 나면 치명적 저혈당’이라는 이중 작전으로 우리 몸을 공격하는 셈입니다.

    어쩔 수 없이 술자리에 가야 한다면 꼭 지켜야 할 수칙

    현실적으로 직장 생활이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술자리를 100% 거절하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만약 꼭 마셔야 하는 자리라면 제발 아래 원칙들만은 스스로와 약속해보세요.

    1. 절대 빈속에 마시지 마세요: 밥을 먼저 먹고 혈당을 어느 정도 올려둔 상태에서 술을 마셔야 간이 당 생성을 중단하더라도 저혈당 쇼크로 직행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2. 달달한 술 대신 증류주를 고르세요: 과일소주, 칵테일, 맥주, 막걸리는 당분 덩어리입니다. 차라리 소주나 위스키 같은 증류주를 아주 조금만 마시는 편이 당장 혈당이 튀는 것을 막아줍니다.
    3. 술 한 잔에 물 두 컵을 마세요: 물을 많이 마시면 알코올 독성도 희석되고, 이뇨 작용으로 인한 탈수를 막을 수 있어 다음 날 혈당 조절이 훨씬 수월해집니다.
    4. 자기 전에 혈당을 꼭 측정해보세요: 술 마시고 집에 돌아와 잠들기 전 혈당을 쟜을 때 100mg/dL 이하라면, 귀찮더라도 우유 한 잔이나 크래커 두세 조각을 꼭 먹고 자야 자는 동안 저혈당으로 응급실에 가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습니다.

    당뇨 환자에게 권장되는 안주 선택법

    안주를 선택할 때도 혈당을 급격히 올리지 않는 단백질과 식이섬유 위주의 메뉴를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 추천 안주: 두부김치(김치는 설탕이 적게 들어간 것), 생선회, 해물탕 및 생선탕(국물보다는 건더기 위주), 계란말이, 차돌박이 숙주볶음, 안심 샐러드
    • 피해야 할 안주: 튀김류(치킨, 탕수육), 전류(모둠전, 파전), 감자튀김, 떡볶이, 찌개류 라면 사리, 달콤한 양념구이

    저혈당 응급상황 발생 시 가족과 동료의 대처법

    술자리가 끝난 후나 다음 날 아침, 당뇨 환자에게 저혈당 쇼크가 찾아왔을 때는 주변 사람의 신속한 대처가 생명을 살립니다.

    • 환자의 의식이 있는 경우: 손 떨림, 식은땀, 어지럼증을 호소하면 즉시 당질 15~20g에 해당하는 음료나 음식(포도당 사탕 3~4알, 오렌지주스 반 컵, 설탕물 한 컵)을 먹이고 15분 후 혈당을 다시 측정합니다.
    • 환자의 의식이 없거나 경련을 일으키는 경우: 절대로 입에 음료나 음식물을 넣으면 안 됩니다. 기도가 막혀 호흡곤란이 올 수 있으므로 즉시 119에 신고하고 환자를 옆으로 눕혀 기도를 확보해야 합니다.

    담배는 칼로리가 없는데 왜 당뇨에 치명적일까?

    “술은 저혈당 때문에 위험하다 쳐도, 담배는 칼로리도 없고 당분도 없는데 왜 그렇게 끊으라고 난리일까?” 이런 생각 한 번쯤 해보셨을 겁니다.하지만 당뇨 관리에서 담배는 어쩌면 술보다 훨씬 더 흉악한 존재입니다.

    당뇨병이라는 질환의 본질을 파고들면 결국 ‘혈관 질환’입니다. 피 속에 당분이 너무 많아서 혈관 내벽을 긁어놓고 염증을 일으키는 병이죠.

    그런데 담배 연기를 마시는 순간, 니코틴과 일산화탄소가 혈관으로 들이닥칩니다. 니코틴은 안 그래도 당분 때문에 약해진 혈관을 가늘게 수축시키고, 피를 끈적끈적하게 만들어 피떡(혈전)을 형성합니다.

    당뇨 환자가 담배를 피우면 다음과 같은 치명적인 일들이 일어납니다.

    1. 인슐린이 약발을 안 듣게 만듭니다: 니코틴은 체내에서 코르티솔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시킵니다. 이 호르몬들은 인슐린이 세포에 당을 넣어주는 과정을 방해합니다. 즉, 담배를 피우면 당뇨약을 제때 챙겨 먹어도 약효가 반토막이 난다는 뜻입니다.
    2. 합병증 시계를 10년 당깁니다: 당뇨의 가장 무서운 합병증인 망막병증, 신장병증, 당뇨발 궤양이 찾아오는 시기를 크게 앞당깁니다. 이와 관련된 상세 내용은 당뇨합병증 종류와 초기 증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합병증 발생 위험이 최소 5년에서 10년 이상 빠릅니다.
    3. 심장과 뇌가 갑자기 막힙니다: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으로 갑자기 쓰러질 확률이 담배를 피우지 않는 당뇨 환자보다 2~3배 이상 급증합니다.

    궐련형, 액상형 전자담배는 과연 괜찮을까?

    요즘 연초 담배 대신 궐련형 전자담배나 액상형 전자담배로 바꾸고 나서 “나 이제 금연 비슷하게 하고 있어”라고 위안 삼는 분들이 계십니다. 냄새도 안 나고 타르도 적다고 광고하니 마음이 놓이시는 거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전자담배 역시 당뇨 환자에게는 연초 담배와 똑같이 위험합니다.

    전자담배에 타르나 일부 유해 물질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제일 중요한 ‘니코틴’은 여전히 꽉 차 있기 때문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당뇨 환자의 혈관을 좁히고, 인슐린이 제 기능을 못 하게 방해하는 주범은 타르가 아니라 바로 니코틴입니다.

    전자담배를 피우는 한 내 몸의 혈관은 계속해서 쪼그라들고 있고, 인슐린 저항성은 계속 악화되고 있습니다. 전자담배는 금연의 대안이 될 수 없으며, 스스로를 속이는 임시방편일 뿐입니다.

    현실적으로 당뇨병과 술, 담배 어떻게 끊고 줄여야 할까?

    술과 담배를 둘 다 마시고 피우던 사람이 오늘부터 둘 다 제로로 만드는 것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합니다.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며칠 못 가 폭음과 폭연으로 이어지기 십상입니다. 따라서 당뇨 관리를 할 때는 나름대로의 전략적 순서를 정해야 합니다.

    [당뇨 환자의 현실적인 행동 수칙]

    • 1단계: 담배는 무조건 단칼에 끊는다 (타협 없음)
    • 2단계: 술은 횟수와 양을 정해서 철저히 조절한다

    담배는 줄이는 게 아니라 한 번에 끊는 것입니다

    담배는 “하루에 5개비로 줄여야지” 같은 연착륙이 안 됩니다. 한 개비만 피워도 혈관은 즉시 수축하기 때문입니다.

    의지만으로 끊으려고 하지 마세요. 당장 가까운 보건소 금연클리닉이나 내과에 가셔서 상담을 받으시고, 금연 보조 약물을 처방받는 것을 추천합니다. 국가금연지원센터 금연길라잡이 등 전문 기관의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훨씬 수월하게 금연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보건소 금연클리닉 활용 TIP

    • 비용: 대부분의 전국 보건소 금연클리닉은 전액 무료로 운영됩니다.
    • 지원 혜택: 전문 상담사의 1:1 맞춤 상담, 니코틴 패치·껌·사탕 등 금연보조제 무료 제공, 수지침 및 악력기 등 행동패치 지급
    • 인센티브: 6개월 이상 금연 성공 시 기념품이나 건강검진 혜택 제공

    술은 완전히 끊지 못하더라도 규칙을 만드세요

    술은 담배와 달라서 ‘회식’, ‘모임’이라는 사회적 맥락이 얽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조건 안 마신다고 참다가 한 번에 터져서 폭음하는 게 제일 나쁩니다.

    일주일에 딱 1번만 마시겠다고 날을 정하세요. 그리고 그날은 소주 반 병 이내로 마시되, 안주는 두부나 생선구이, 채소 위주로 챙겨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겁니다.

    글을 마무리하며

    당뇨를 관리하다 보면 매일 아침 손가락을 질러 피를 뽑고 숫자를 확인하는 일에 지치곤 합니다. 그러다 보면 “당 수치 10~20 올라가는 게 뭐 대수냐” 싶어 술 한 잔 던지고 담배 한 개비를 물게 되죠.

    하지만 기억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당뇨 관리의 진짜 목적은 매일 찍히는 당 수치 숫자를 낮추는 것이 아닙니다. 10년 뒤, 20년 뒤에도 사랑하는 가족들과 내 발로 산책을 하고, 내 눈으로 자식들의 얼굴을 보고, 뇌졸중이나 심장병으로 침대에 눕지 않기 위해 혈관을 지키는 것입니다.

    오늘 저녁 술자리에서 술 한 잔 대신 물 한 컵을 비우는 것, 주머니 속 담배갑을 내려놓는 그 작은 선택 하나가 10년 뒤 여러분의 삶을 결정합니다. 오늘부터 나 자신을 위해 작은 것 하나부터 바꿔보시는 건 어떨까요?